
음악계에 단 하나의 명곡을 남기고 사라진 '원 히트 원더' 가수들처럼, 자동차 역사에도 단 하나의 전설적인 모델을 세상에 남기고 홀연히 사라져간 비운의 천재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결코 실력이 부족해서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의 꿈이 시대를 너무 앞서갔거나, 거대한 현실의 벽 앞에서 처절하게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죠.
오늘은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그 대담한 꿈과 실패의 이야기 덕분에 오히려 전설이 된, 비운의 '원 히트 원더' 자동차 TOP 5를 만나보겠습니다.
▪ 그들의 꿈 :

GM의 최연소 부장이었던 천재 엔지니어 '존 드로리안'.
그는 부와 명예를 버리고, "녹슬지 않고, 안전하며, 윤리적인 스포츠카"를 만들겠다는 꿈을 안고 자신의 회사를 차립니다.
▪ 결과물 :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빚어낸, 페인트칠을 하지 않은 스테인리스 스틸 차체와 하늘을 향해 열리는 '걸윙 도어'.
1980년 대에 등장한 이 차는 누가 봐도 '미래' 그 자체였습니다.
▪ 비극의 시작 :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멋진 겉모습과는 달리, 볼보-푸조-르노가 함께 만든 V6엔진은 힘이 부족했고, 생산 경험 부족으로 품질 문제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회사는 자금난에 시달리게 되고, 창업주 존 드로리안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다가 마약 밀매 함정 수사에 연루되는 최악의 스캔들 끝에 몰락하고 맙니다.
▪ 아이러니 :

그렇게 실패로 끝나는 듯했던 드로리안은, 1985년 영화 '백 투더 퓨처'에 타임머신으로 등장하며 자동차 역사상 가장 유명한 '문화 아이콘'으로 부활하게 됩니다.
비록 회사는 망했지만, 자동차는 영원한 생명을 얻은 셈인거죠.
▪ 그들의 꿈 :

"미국은 왜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를 만들지 못하는가?"
이 질문에 분노한 '제럴드 위거트'는, 항공우주 기술을 총동원해 유럽의 슈퍼카들을 압도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웁니다.
▪ 결과물 :


F-117 스텔스 전투기를 그대로 도로에 옮겨놓은 듯한 충격적인 디자인.
차체는 카본 파이버와 케블라로 만들어졌고, 실내는 전투기 조종석처럼 각종 스크린과 스위치로 가득했습니다.


심지어 엔진은 625마력을 내뿜는 V8 트윈터보 엔진이었죠.
1990년대에 등장한, 시대를 30년은 앞서간 하이퍼카였습니다.
▪ 비극의 시작 :

문제는, 이 모든 것을 너무나 완벽하게 추구했다는 점입니다.
제작 과정이 극도로 복잡했고, 가격은 당시 페라리보다 2배나 더 비쌌습니다.
결국 10년이 넘는 개발 기간 동안, 단 17대의 고객용 차량만을 생산한 채 회사는 자금난과 경영권 분쟁 속으로 사라져야 했습니다.
과도한 완벽주의가 스스로를 삼켜버린 비극이 되버린 거죠.
▪ 그들의 꿈 :

람보르기니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마르첼로 간디니'와, 영화음악의 거장 '조르지오 모로더', 그리고 페라리 엔지니어 출신 '클라우디오 잠폴리'.
이 세명의 거장이 모여 "세상에 없던 가장 완벽한 이탈리안 슈퍼카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합니다.
▪ 결과물 :

이 차의 디자인은 원래 '람보르기니 디아블로'가 될뻔했던 간디니의 원안 그 자체였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심장이었는데요.

람보르기니의 V8 엔진 두 개를 합쳐 만든, V16기통이라는 전무후무한 엔진을 차체 중앙에 가로로 얹었습니다.
4개의 팝업 헤드램프가 솟아오로는 앞모습은 그야말로 광기 그 자체였죠.
▪ 비극의 시작 :


하지만 이 위대한 프로젝트는 너무나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엄청난 개발 비용과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 그리고 1990년대 초의 경제 위기가 겹치면서, 결국 단 9대만을 생산한 채 꿈을 막을 내리게 됩니다.
▪ 그들의 꿈 :

2차 세계대전 직후, '프레스턴 터커'라는 천재 사업가는 "미국의 운전자들은 더 안전한 차를 탈 자격이 있다"며,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혁신적인 안전장치로 가득한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합니다.
▪ 결과물 :

핸들을 돌리는 방향으로 함께 움직이는 '중앙 헤드램프', 충격 흡수를 위한 '패딩 대시보드', 사고 시 튕겨 나가는 '팝아웃 안전유리' 등, 50년은 앞서나간 안전 기술로 무장한 '터버 48'이 탄생했습니다.
▪ 비극의 시작 :

하지만 그의 혁신은, 당시 미국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거대 기업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에게는 눈엣가시였습니다.
이들의 견제와 로비, 그리고 정체불명의 사기 혐의 소송에 휘말리면서, 터커의 회사는 단 51대의 차만을 생산한 채 파산하고 맙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천재가, 거대한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진 안타까운 실화입니다.
▪ 그들의 꿈 :

이탈리아의 사업가 '로마노 아르티올리'는 잠들어있던 전설적인 브랜드 '부가티'를 부활시켜,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슈퍼카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을 꿉니다.
▪ 결과물 :


카본 파이버 섀시, V12 쿼드터보(4개) 엔진, 사륜구동 시스템, 1991년에 등장했다고는 믿기 힘든, 그야말로 당대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 'EB110'이 탄생합니다.
이 차는 훗날 등장하는 '부가티 베이론'의 기술적인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 비극의 시작 :

하지만 EB110이 막 날개를 펴려던 순간,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닥쳐옵니다.
엄청난 개발비를 감당하지 못한 회사는 결국 파산했고, '부가티'라는 이름은 다시 폭스바겐 그룹에 넘어가게 되죠.
베이론의 영광 뒤에 가려진, 시대를 잘못 만난 비운의 황태자 이야기입니다.

상업적인 성공만이 '성공'의 척도는 아닙니다.
비록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이들의 대담한 꿈과 처절한 실패담은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가슴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때로는 가장 비극적인 이야기가, 가장 아름다운 전설이 되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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