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 소개해 드린 '나이트 에디션'이 세련된 '블랙' 스타일링에 집중한 모델이라면, '블랙 시리즈'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스타일이 아닌, 오직 성능의 정점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진, 메르세데스-AMG의 심장에서 튀어나온 가장 순수하고, 가장 야생적인 괴물들의 계보죠.
오늘은 도로 위에서 허락된 궁극의 레이싱 머신, AMG 블랙 시리즈의 전설적인 역사와 그 주인공들을 모두 만나보겠습니다.

'블랙 시리즈'는 F1 그랑프리의 공식 세이프티카(Safety Car)에서 영감을 받아, "서킷의 기술을 일반 도로로"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탄생했습니다.
일반 AMG 모델을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블랙 시리즈만의 법칙'에 따라 완전히 새롭게 태어납니다.

▪ 멘진 출력 극대화 : 기존 엔진을 상상 이상으로 쥐어짜 내어 폭발적인 힘을 발휘합니다.
▪ 철저한 경량화 : 실내의 불필요한 부품(뒷좌석 등)을 떼어내고, 지붕, 보닛, 차체 곳곳을 비싼 카본 파이버로 아낌없이 교체합니다.
▪ 극한의 공기역학 : 일반 도로에서는 과해 보일 정도의 거대한 윙(Wing), 스플리터, 디퓨터를 장착해 차체를 노면에 찍어 누릅니다.

▪ 서킷용 하체 : 일반 도로용이라고는 믿기 힘든 단단한 서스펜션과 강력한 브레이크 시스템을 탑재합니다.
▪ 극소수 한정 생산 : 수집가치가 있는 희소성을 보장하기 위해, 전 세계에 극소량만 한정 판매됩니다.

지금까지 단 6개의 모델만이 '블랙 시리즈'라는 영광스러운 이름을 허락받았습니다.
① 모든 것의 시작 : SLK 55 AMG 블랙 시리즈 (2006)


얌전한 2인승 로드스터였던 SLK의 지붕을 카본 파이버로 덮어버리고, 출력을 400마력까지 끌어올린 첫 번째 실험작.
블랙 시리즈의 서막을 알린 모델입니다.
② 전설의 탄생 : CLK 63 AMG 블랙 시리즈 (2007)


F1 세이프티카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블랙 시리즈의 정체성을 확립한 모델.
우락부락한 오버 펜더와 6.2리터 자연흡기 엔진의 포효는 전 세계 자동차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③ 통제 불능의 토크 괴물 : SL 65 AMG 블랙 시리즈 (2008)


V12 12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무려 102kg.m이라는, 트럭 수준의 토크를 뿜어내는 괴물이었습니다.
너무나 강력한 힘 때문에, '위도우메이커(Widow-maker)'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다루기 힘든 야생마였죠.
④ 자연흡기의 마지막 포효 : C63 AMG 블랙 시리즈 쿠페 (2011)


많은 팬들이 최고의 블랙 시리즈 중 하나로 꼽는 모델.
비교적 작은 차체에 517마력의 6.2리터 자연흡기 V8 엔진을 얹어, 가장 순수하고 짜릿한 운전의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⑤ 걸작의 완성 : SLS AMG 블랙 시리즈 (2013)


'갈매기 도어(걸윙 도어)'로 유명한 SLS AMG를 GT3 레이싱카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한, 자연흡기 시대의 마지막 걸작.
그 배기음은 '천상의 사운드'라 불리며 여전히 회자됩니다.
⑥ 현존 최강의 서킷 머신 : AMG GT 블랙 시리즈 (2020)


730미략이라는 AMG 역사상 가장 강력한 V8 엔진을 탑재하고, F1 기술이 적용된 공기역학 디자인으로 무장했습니다.
출시 당시,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양산차 랩타임 신기록을 세우며 현존 최강의 서킷 머신임을 증명했죠.

블랙 시리즈는 단순한 자동차가 아닙니다.
그것은 '타협'이라는 단어를 지워버린 엔지니어들의 광기이자, 도로 위에서 허락된 가장 짜릿한 일탈이며, AMG라는 이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정점에 찍힌 검은 깃발과도 같습니다.
과연 전기차 시대에서, 이토록 심장을 뛰게하는 검은 야수는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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